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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O 현실 후기 — 연봉 2억 광산 노동자가 결국 자살 시도를 한 이유

꿀팀 2026. 4. 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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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O 현실 후기 — 연봉 2억 광산 노동자가 결국 자살 시도를 한 이유

FIFO 연봉 검색해본 적 있는가? 주당 3,000~5,000달러. 연간으로 따지면 2억이 넘는다. 호주 광산 FIFO, 요즘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꽤 화제다.

근데 그 돈 뒤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잘 얘기 안 한다.

퍼스에서 10년간 FIFO를 했던 라치 새뮤얼의 실제 이야기다. 나도 지금 막 FIFO를 시작한 입장이라, 읽으면서 한동안 멍했다.


호주 광산 FIFO 연봉, 실제로 얼마나 벌까

라치는 19살에 뉴질랜드를 떠나 퍼스로 왔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광산에서 일을 시작했고, 전성기엔 주당 3,000~5,000달러를 손에 쥐었다. 본인 말로는 "돈이 너무 많아서 쓸 줄도 몰랐다"고.

솔직히 이 부분은 이해가 간다. FIFO를 선택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결국 돈이니까. 나도 그 이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지금 하던 일보다 시급이 세 배 높다는 말에 비행기 티켓을 끊었으니까.

그런데 라치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12시간 교대 근무가 끝나면 캠프로 돌아와 체육관에 갔다가, 곧장 술집으로 향했다. 원하는 만큼 마셨다. 지금은 현장에서 하루 맥주 네 캔 제한이 생겼지만, 그 문화의 뿌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한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반복. 그게 FIFO의 일상이 되는 순간, 사람은 서서히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고립감 — FIFO가 사람을 무너뜨리는 방식

2013년, 라치가 22살이던 해. 현장에 있는 동안 당시 여자친구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는 팀 리더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정말 죽고 싶었으면 그랬을 것."

이 부분을 읽고 꽤 오래 멈췄다.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22살짜리 청년에게 얼마나 큰 면죄부가 됐을지. 결국 라치는 집에 가지 않았다. 오히려 근무 형태를 '5일 근무 2일 휴식'에서 '4주 근무 1주 휴식'으로 바꿨다. 도망치듯 일에 파묻혔다.

광산 현장에서 감정을 꺼내놓기란 쉽지 않다. 특히 남자들 사이에서는. 문제를 직면하는 대신, 일과 술로 덮어버리는 것. 그게 FIFO 문화의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후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우울증이 찾아왔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결국 해고됐다.

 

 

 

FIFO 그만두고 나면 — 아무것도 없었다

퍼스로 돌아온 라치에게는 친구도, 가족도 없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은 마약과 술, 방황 속에 다 사라졌다. 새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이 잠깐 희망처럼 느껴졌지만, 석 달 만에 그녀의 가족이 동해안으로 이사하면서 관계도 끊겼다.

그리고 라치는 자살을 시도했다.

이게 FIFO의 또 다른 현실이다. 10년을 광산에서 보내는 동안, 정작 일상의 삶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거다. 돈은 벌었지만 관계도, 일상도 없이 현장을 떠나는 순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

나는 이 부분이 제일 무섭다.


FIFO 정신건강 —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는 이야기

빚 때문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간 라치는 3년을 더 버텼다. 그제야 FIFO를 완전히 그만뒀다.

지금의 라치는 FIFO 근무자들의 정신건강을 돕는 일을 한다. 1:1 코칭을 하고, 대형 광산 회사에서 강연을 한다. 그가 강연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우울증을 겪어본 사람?"

소수만 손을 든다.

"정말 힘들고, 자신이 싫었던 적 있는 사람?"

거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 두 질문의 간극이 전부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는 사람들. 그게 광산 현장의 민낯인 것 같다.


FIFO 도전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것

라치는 이렇게 말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보이는 FIFO는 현실이 아니다. 방엔 곰팡이가 피고, 화장실은 청소가 안 되고, 침대가 언제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인다.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당신을 끌어당기는지 —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나는 FIFO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현장 생활도 아직 낯설다. 라치의 이야기가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치부하기엔, 그 안에 담긴 고립감과 외로움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진다.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잃는 것들이 생긴다. 라치의 10년이 그걸 증명한다.

FIFO를 꿈꾸고 있다면, 연봉 숫자보다 이 질문을 먼저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현장을 떠난 뒤에도, 내 삶은 괜찮을까?

 

호주 FIFO 근무자 건강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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